수술을 마친 다리미가 어둡게 해 놓은 병실서 엄마얼굴을 보다. ©KBS
수술을 마친 다리미가 어둡게 해 놓은 병실서 엄마얼굴을 보다. ©KBS

지난 10월 26일 토요일 KBS2TV에서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주말 연속극 “다리미 패밀리”에서 시각장애인이었던 다림이(금새록분)가 8억원짜리 수술을 받고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기적이라 부르는 것은 제가 안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인지도 모릅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수술방법이 새로 나온게 있어 자연스러운 것이라면 지적해 주십시오.

기뻤습니다. 제 가족이 다시 보게 된 것처럼 기뻤습니다. 걱정되었습니다. 월요일에 대학병원들 안과에 “그런 수술 받으려면 어찌해야 하나” 문의 전화가 쇄도하지 않을까 싶어서입니다. 시청자게시판에 가보았습니다.

한 분이 자신의 부친이 시각장애인이라며 어디 가면 이 수술을 받을 수 있냐고 물었더군요. 꼭 답 달라 하셨습니다. 충분히 이해 갑니다. 드라마에서 지체장애인이 다시 걷는 수술 받는 장면이 나오면 저도 그리할 것입니다.

꽤 오래전 어느 드라마에서 지체장애인을 전기로 감전시켜 재활 성공 하는 장면이 나왔다고 합니다. 저는 입원 중이었고, 치료사께서 전해 주셨습니다. 걱정했습니다.

감전 사고로 죽는 사람 나올까를 염려했습니다. 방송사를 탓했습니다. 무책임하다는 겁니다. 요새는 종편 등에 건강프로그램이 많습니다. 새로운 효과 있는 약물 등을 소개합니다. 그때 꼭 나오는 자막이 있습니다. “이것은 한 개인의 사례이며, 공통적으로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방송사를 비난할 수도 있습니다. 왜 거짓 정보를 내용으로 하는 거냐? 이럴 때는 꼭 한마디 덧붙이지요. 그러고도 공영방송이냐?

드라마나 영화에 ‘판타지가 가능한가?’라는 물음에 답은 여러 가지입니다. 저는 동의합니다. 현실은 갑갑하고, 안되는 것 투성이어서 답답한데 드라마나 영화에서라도 판타지에서나 벌어질 기적이 일어나면 안되냐라는 말인가입니다.

여러분! 영화 ET를 재미있게 보셨습니까? 그때 재미는 외계인이 정말 존재해서 생긴 것이었나요? ET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람들의 반응과 가상외계인이 보여준 인간 추격 탈출이 더 재미있지 않으셨나요? 저는 드라마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너그럽게 드라마를 보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요새 하는 말에 ‘나는 개그로 던진 건데, 넌 그걸 다큐로 받으면 어떻하냐?’는 것이 있지요.

드라마에서 기적을 보시거든, 기적 자체를 보지 마시고, 그 사건을 둘러싸고 반응하는 사람을 보아주십시오. 드라마는 사람의 이야기니까요.

질문으로 글을 맺습니다.

심청이 이야기에서 공양미 300석에 심봉사가 눈을 떴다는 이야기, 어찌 받아들이시나요? 드라마도 그 범주에 있습니다.


※기사원문-에이브뉴스(https://www.ablenews.co.kr/news/articleView.html? idxno=2158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