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생로병사(生老病死)는 모든 사람이 반드시 겪게 되는 자연의 섭리이다.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게 되는데 늙고 병드는 과정에서 사고도 생기고 장애도 생긴다.

생로병사가 자연의 섭리이니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되는 과정이다. 가끔은 태어나서 살다가 병들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자는 잠에 떠나는 사람도 없지는 않지만 그런 사람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을까.

보건복지부 129.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 129. ⓒ보건복지부

A 씨는 몇 해 전부터 아내가 아프기 시작했다. 시름시름 앓다가 갑자기 움직이지도 못하게 되어서 병원에 입원했다. 이렇다 할 병명도 없이 혼자서는 움직이지도 못해서 하는 수없이 간병인을 의뢰했다.

현재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다. 이들은 보건복지부에서 발행하는 자격증이 있다. 그리고 요양보호사는 국가자격증이지만 활동지원사는 민간자격증이다. 간병인도 간병인협회에서 발행하는 민간자격이고 의료 행위는 할 수 없으며 보호자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24시간 간병인은 비용이 15만 원 정도 하는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종합병원에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어 환자가 입원할 때 선택할 수 있지만 대체로 환자가 혼자서 일상생활은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혼자서 움직일 수도 없는 A 씨의 아내 같은 경우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받기도 어려워서 하는 수없이 개인 간병인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었다.

한 달에 간병비만 500만 원 정도 들었는데 그렇다고 A 씨가 직장을 그만 둘 수도 없어서 한 달 월급보다 많은 간병비를 지불하고 있었다. 그런 세월이 2년쯤 되었고 A 씨의 아내는 지난달에 세상을 떠났다. A 씨는 의료비에다 간병까지 합해서 한 달에 천여만 원의 돈을 지불하고 빚이 늘어가도 아내가 살아만 있어 주기를 바랐지만 이제 아내는 떠났다.

실업급여 신청. ⓒ한국고용정보원
실업급여 신청. ⓒ한국고용정보원

B 씨는 몇 해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입원한 지 두어달 만에 돌아가셨는데 어머니가 간병을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이야기 속에나 나올법한 이야기처럼 어머니 건강이 갑자기 악화되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간병을 해 줄 사람이 없었다.

B 씨가 여기저기 간병을 알아보니 24시간 간병에 15만 원 정도라고 했다. 한 달에 450만 원이라면 B 씨의 월급보다 간병비가 더 많았다. B 씨는 눈물을 머금고 퇴직을 했다. B 씨는 엄마 곁에서 24시간 간병을 했다.

B 씨가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B 씨의 친구가 하는 말,

친구 : “너는 참 좋겠다. 엄마 간병도 하고 실업급여도 받고.”

B 씨 : “그게 무슨 말이야? 엄마 간병 때문에 퇴직을 했는데 실업급여라니.”

친구 : “간병하느라고 퇴직하면 실업급여 받을 수 있다던데?”

B 씨 : “무슨 소리야, 회사에서도 아무 말도 안 하던데?”

고용보험 실업급여란 고용보험 가입 근로자가 실직하여 재취업 활동을 하는 기간에 소정의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실업으로 인한 생계 불안을 극복하고 생활의 안정을 도와주며 재취업의 기회를 지원해 주는 제도이다.

이를테면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회사에 이직할 동안 180일 정도 실업 급여라는 명분으로 정부에서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다. 단 회사에서 나가라고 할 때만 가능하고 내 발로 나올 때는 실업급여 대상이 아니다.

B 씨는 엄마 간병 때문에 스스로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런데도 실업급여 대상이라니 금시초문이었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그런 사실을 왜 안 알려 주었을까. B 씨가 그 사실을 확인했을 때는 이미 실업급여 신청 기간이 지난 뒤였다. B 씨는 통곡했다. 엄마가 편찮으신 것도 서럽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B 씨가 실업급여 신청 기한이 지나서 실업급여를 놓친 것이 더 분하고 안타까웠다.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101조(이직 사유에 따른 수급자격의 제한 기준) ① 법 제58조제1호나목에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경우”란 별표 1의2를 말한다. <개정 2022. 6. 30.>

② 법 제58조제2호다목에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란 별표 2를 말한다. <개정 2022. 6. 30.>

별표 [별표 2] 근로자의 수급자격이 제한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이직 사유(제101조제2항 관련)

“근로자의 수급자격이 제한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이직 사유(제101조제2항 관련)”

7. 부모나 동거 친족의 질병·부상 등으로 30일 이상 본인이 간호해야 하는 기간에 기업의 사정상 휴가나 휴직이 허용되지 않아 이직한 경우.

간병 퇴직은 실업급여 대상. ⓒ국가법령정보센터
간병 퇴직은 실업급여 대상. ⓒ국가법령정보센터

C 씨는 부모님은 안 계시고 미혼의 누나가 병이 나서 입원했다. 그러나 C 씨는 중증 장애인이라 누나 간병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누나가 아프기 전에 간병인보험에 가입을 해 둔 게 있어서 누나가 입원하자 **간병인보험에서 간병인 문제는 해결되었다.

간병인보험은 치매나 각종 상해 질병에 의해 병원에 입원 시 간병인이 필요한 경우 간병인 또는 입원일당을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으로 간병인사용일당과 간병인지원일당이라는 특약이 있다고 한다.

간병인사용일당은 본인이 선택한 간병인을 고용했을 경우 입원일당을 받을 수 있다. 간병인지원일당은 이와 달리 보험사에서 간병업체를 지정해 간병인을 지원하는 특약이다.

물가 상승, 인건비 상승 등의 요인으로 간병 비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간병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필자가 보험설계사는 아니지만, 주변 장애인들에게 간병인보험을 권유하고 있다. 내가 간병할 수 없을 때를 미리 대비하라고.

앞에서 얘기한 A 씨나 B 씨도 간병인보험이 있었다면 A 씨도 자금 압박을 덜 받았을 것이고, B 씨도 엄마 간병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간병인제도는 병원에 입원했을 경우 필요한 간병이므로 활동지원사나 요양보호사하고는 다른 분야이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자녀도 없이 홀로된 사람도 많을뿐더러, 특히 본인이나 자녀가 중증장애인일 경우 다른 사람을 간병하기란 쉽지 않다. 부모 또는 본인이나 자녀의 간병을 위해서도 간병인보험 하나쯤은 가입해 두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사원문-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news/articleView.html? idxno=2128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