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바우처택시를 이용하는 모습.(사진은 기사와 무관) ⓒ서울시
장애인 바우처택시를 이용하는 모습.(사진은 기사와 무관) ⓒ서울시

서울은 기존의 장애인 바우처 택시에 온다택시가 추가로 서비스에 합류함에 따라 장애인들이 바우처 택시를 이용하는 데에는 매우 편리해졌다. 그런데 점차 바우처택시의 예약이 어려워지고, 연결이 되지 않는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용자가 늘어나서 예약이 어려워진 것인지, 기사들이 예약을 기피하는 것인지, 바우처 서비스 제공을 포기하고 탈퇴한 기사가 많은 것인지 알지는 못한다.

바우처택시를 신청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나비콜바우처’라는 앱을 통해 예약을 신청하는 방법이 있고, 직접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서 구두로 예약을 신청하는 방법이 있다. 앱을 사용하기 어려운 전맹 시각장애인들은 주로 전화로 예약한다.

앱을 이용하면 자동으로 출발지를 현 위치로 정할 수 있어 현 위치를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도 예약할 수 있다. 이왕이면 현 위치가 정확히 파악되어 자동으로 출발지를 정해주면 좋겠지만, 상당한 오차가 있어 차가 길 건너편으로 온다거나, 다른 곳으로 가 버리는 경우가 있어 당황스러운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외출하여 귀가할 경우 탑승 위치 주소를 정확히 모를 경우에는 편한 면이 있다.

최근 앱이 개선되어 경유지를 정하는 화면이 나타나고 도착지까지 소요되는 예상 시간을 알려주는 메뉴가 추가되었는데, 이 메뉴를 거쳐야만 지도가 나타나니 번거로운 점도 있다. 예약된 차량번호가 화면에 나타나고, 지도가 나타나면서 예약된 차량이 움직이는 것이 스마트폰 화면에 보인다. 그러면 탑승 위치인 출발점까지 차가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 예약 차량이 가까이 오면 차량번호를 확인하고 탑승할 수 있다.

그런데 지난 8월 6일부터 통신장애로 인하여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문자 서비스로 2킬로미터 거리에서 차가 탑승위치를 찾아 출발한다고 안내를 하고, 카톡으로는 500미터에서 출발한다고 안내를 한다.

스마트폰 화면 지도에서 차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지금 탑승 위치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지 확인을 하려고 보면, 이미 탑승 위치에 차가 도착한 것으로 보인다. 차가 도착한 것으로 알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탑승할 차를 찾지만 차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약 2분 가량이 지나면 하차한 것으로 화면에 나타나면서 이용한 기사님에 대하여 어떠했는지 평가를 하기 위한 별을 주는 화면으로 바뀐다.

콜센터에 전화를 하면 SK텔레콤의 통신장애로 인해 발생한 문제라며 다시 차를 부르겠느냐, 콜센터에서 차를 직접 다시 불러 주기를 원하느냐고 묻는다. 방금 예약된 차는 왜 오지 않느냐고 물으면, 통신장애로 인하여 기사에게는 자동으로 ‘다른 차량이 연결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전송되었다고 한다.

통신장애는 통신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엉터리로 다른 차량이 연결되었다는 문자가 기사에게 전송되어 기사는 콜이 취소된 것으로 알고 오지 않는 것은 통신장애가 아니라, 프로그램의 버그이다.

바우처 택시 기사들도 불만이 많다. 콜을 잡았는데, 이유도 없이 취소가 되니 짜증이 난다. 그리고 장애인을 탑승시키고 나면 목적지까지 내비게이션이 작동하며 안내를 해야 하는데, 정지상태로 움직이지 않는다. 먹통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것은 통신장애가 맞는 듯하다. 기사는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 앱을 켜고 주소를 물어서 목적지를 다시 입력하고 출발을 한다.

모든 것이 통신사의 잘못이라고 하자. 그렇다면 국민들이 통신장애로 문제가 발생하면 뉴스에 나오고, 긴급복구를 위해 난리를 칠 것이다. 장애인이 이용하는 것이라서 느긋하게 일주일이 되도록 복구를 하지 않는 것인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만이 생긴다.

이 문제는 통신사만의 문제라 할 수도 없다. 콜센터에서 바우처택시 이용자들에게 문자로 통신장애로 인하여 앱을 사용하기 어려우니 다시 안내가 있을 때까지 직접 콜센터로 전화를 해서 예약해 달라고 안내를 하거나, 통신장애가 있으니 유의하라는 안내문자 한 번이 없다.

다른 지역에서는 통신문제가 발생하면 문자안내를 반드시 발송하고 있다. 그리고 언제까지 해결하겠다는 시간도 제시하고, 제시간에 해결되지 않으면 다시 안내문자를 보낸다. 그리고 기사들에게 ‘다른 차량이 연결되었습니다’는 문자가 오면 통신장애일 수 있으니 콜센터에 반드시 확인해 달라고 사전 안내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뜩이나 차가 잘 연결되지 않아 많은 대기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 연결된 차조차 놓치고 다시 예약을 하니 시간 낭비와 번거로움이 따른다. 도대체 장애인의 편의를 위한 서비스 정신을 가지고 있는 서울시인지, 아니면 다른 도시에서도 하는 서비스이니 억지로 하는 것인지 의심이 생긴다.

서비스 이용 장애인들은 부정 이용은 하지 않는지 감시하는 것에는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장애인을 예비 범죄자 취급을 하면서, 막상 장애인의 편의를 위한 서비스에는 이렇게 불편한 상황에서도 느긋한 서울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기사원문-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news/articleView.html? idxno=214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