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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지역마다 다른 이용방법, 장애인콜택시의 현 주소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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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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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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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상담가
동료상담가

지역마다 다른 이용방법, 장애인콜택시의 현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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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켜진 택시등 사진
지역마다 다른 장애인콜택시 이용방법은 이용하려는 장애인들에게 어려움과 혼란을 준다. ©네이버
  • 즉시콜, 예약콜 등 지역마다 이용방법 달라
  • 카카오택시처럼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더인디고=박관찬 기자] 서울에 거주하는 우혁 씨(가명)는 오랜만에 지방으로 내려갈 일이 생겨 기차를 탔다. 지방에 도착해서 목적지까지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해야 했기에 기차 도착시간 한 시간 전이 되자, 우혁 씨는 해당 지역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에 전화해서 장애인콜택시를 접수했다. 해당 지역은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고자 하는 시간으로부터 한 시간 전에 접수하는 게 이용규칙이다.

우혁 씨가 지방으로 내려가 보는 게 몇 년이 지났을 만큼 오랜만이라서 우혁 씨는 내심 그동안 해당 지역의 장애인콜택시 이용규칙이 변경되었길 기대했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의 상담원은 불친절했으며, ‘한 시간 뒤에 배차 가능한 택시를 알아보겠다’고 대답하곤 통화가 끝나버렸다.

우혁 씨는 “서울에서는 접수한 시간 기준으로 배차 가능한 차량을 알아봐 주는데, 여긴 특이하게 한 시간 전에 ‘예약’을 해야 접수가 된다”고 설명하며, “그런데 한 시간 뒤부터 배차 가능한 차량을 찾아본다니, 그럼 굳이 ‘한 시간’이라는 걸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이어 “거기 이용규칙이니까 따라야겠지만, 사실 한 시간 뒤에 장애인콜택시를 타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기차가 예정보다 지연될 수도 있고, 예정시간에 맞게 도착했더라도 화장실을 가야 한다는 등 어떤 돌발변수가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는데, 꼭 한 시간이라는 시간적 울타리를 통해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주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좌우간 우혁 씨는 기차역에 도착한 후, 마침 점심시간이었기 때문에 역 안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상담원이 ‘한 시간 뒤 배차 가능한 차량을 알아보겠다’고 했기 때문에, 장애인콜택시가 바로 배차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 우혁 씨는 편안한 마음으로 식사를 했다.

그런데 갓 나온 식사를 시작한지 5분도 채 되기 전에 식판 옆에 있던 우혁 씨의 핸드폰이 진동을 했다. 무심코 핸드폰을 확인한 우혁 씨는 깜짝 놀랐다.

장애인콜택시가 배차된 것이다. 그것도 5분 내에 도착하는 거리라서 곧 도착할 예정이란다.

우혁 씨는 잠시 고민하다가 식사를 다 하고 다시 장애인콜택시 접수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상담원에게 전화를 걸어 배차된 장애인콜택시를 취소하고 이따가 다시 접수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상담원의 대꾸가 우혁 씨의 귓속을 따갑도록 파고들었다.

“배차된 차량을 취소하시면 금일 장애인콜택시 이용하는 것이 제한됩니다.”

배차된 차량을 취소한다고 오늘 하루는 다시 장애인콜택시 이용을 못한다는 뜻이다. 목적지에서 볼일을 본 뒤, 다시 장애인콜택시를 타고 기차역으로 돌아와야 하는 우혁 씨 입장에서는 청천벽력과 다름없는 상담원의 대꾸다.

결국 우혁 씨는 배차된 차량을 취소하겠다는 의사를 철회하고, 갓 나온 식판을 그대로 버려둔 채 장애인콜택시에 탑승할 수밖에 없었다. 물가상승으로 연일 비싸지는 음식값일 뿐만 아니라 특히 기차역 내의 식당의 음식값도 비싸진 걸 감안하면 제대로 먹어보지도 못한 음식들이 아까울 수밖에 없었다.


※기사원문-더인디고(https://theindigo.co.kr/archives/58122)

우혁 씨는 “지역마다 장애인콜택시는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그 이용방법이 지역마다 다른 게 너무 불편한 것 같다”고 아쉬워하며, “카카오택시처럼 어느 지역에 가더라도 접수하면 바로 배차가 가능하면 좋은데, 장애인콜택시는 지역마다 이용방법이 다 다르고 절차도 복잡한 곳도 많고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카카오택시는 핸드폰에 어플만 설치해 두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유형의 택시를 선택하여 배차 접수를 할 수 있다. 반면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이용하고자 하는 지역의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에 ‘등록’을 해야 한다. 등록을 위해 신분증이나 장애인 복지카드 등의 서류를 제출해야 하며, 몇몇 지역에서는 ‘심사’가 필요하다며 며칠이 지난 뒤부터 이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우혁 씨의 경우처럼 이용하고자 하는 시간의 한 시간 전에 접수가 가능한 지역이 있는가 하면, 다른 지역은 ‘하루 전’에 접수하는 곳도 있고, 무려 ‘일주일 전’에 접수해야 하는 곳도 있다. 아무리 병원 예약과 같은 정해진 약속이 있다고 해도, 당장 몇 분 몇 초 뒤에 무슨 일이 생길지 예상할 수 없는 현대사회에서 지역마다 다른 장애인콜택시 이용방법은 이용하는 장애인들에게 큰 불편을 줄 수밖에 없다.

우혁 씨는 “장애인콜택시는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생각한다”면서 “그 어떤 지역에서도 장애인이 이용에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모든 지역의 장애인콜택시 이용방법을 통일해서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장애인이 이동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