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는 한국장애인재활협회에서 주최하고 신한금융그룹과 함께하는 국내 최초의 장애 청년 해외연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되어 지난 20여 년간 38개국으로 연수를 떠난 1,000여 명의 참여자들과 함께 성장해 왔다. 2024 장애청년드림팀 19기는 장애청년 주변에 있는 ‘포괄적 접근성’을 주제로 다양한 팀들이 공통된 목표를 위해 선발됐다.
장애청년드림팀 19기 프롬베투배팀은 지난 8월 23일부터 30일까지 한국과 독일 장애예술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한국 내에 필요한 지원방안을 탐색하고자 독일 연수를 다녀왔다. 팀원은 3명으로 모두 음악 전공하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총 7회에 걸쳐 소개한다.
이번에는 ‘Kunstatelier-omanut(이하 쿤스트아틀리에)’를 방문하였다. 쿤스트아틀리에는 독일 유대인의 중앙 복지국 산하이며, 아트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는데 전문 미술관이라기 보다는 그림, 사진, 양초, 유리공예, 음악, 무용, 시 등 다양한 아트워크가 가능한 곳으로 복지, 재활의 목적을 띠고 있다. 주로 장애인, 유대인,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소속되어 있다.
유대인을 주로 지원하는 기관이라 그런지 경비가 삼엄했다. 건물에는 간판도 없었고, 심지어 경찰이 실시간으로 보호를 하고 있었다. 아직도 독일에서 유대인들을 위한 인식이 좋지 않기 때문이고, 혹시 모르는 상황에 대비한 것이었다. 여전히 독일에서 유대인은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으며 약간의 안타까움도 느껴졌다.
하지만 쿤스트아틀리에에 들어서자, 참여자들이 제작한 아트워크, 양초, 글 등이 건물 곳곳에 찬란하게 전시되어 완전히 다른 공간같이 느껴졌다. 우리는 예쁜 양초가 가득한 공간에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이곳에서는 장애예술인을 경제적으로 지원하지는 않지만 음악회나 전시회가 있을 때 공간을 제공하거나 프로젝트 지원을 주로 한다고 하였다. 재정적으로는 AcktionMensch라는 곳에서 복권을 통해 수익금을 얻어 지원을 받는 형태인데 꾸준히 받으려면 3년마다 다시 지원 신청을 해야 한다.
또 한국처럼 신청을 할 때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였다. 아이디어를 내는 건 쉽지 않지만, 이 어려움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베를린에서는 점차 장애예술인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갤러리들도 생기고, 예술인들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위해 행동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예술활동을 할 때 아웃사이더가 되고 싶지 않다는, 예술을 예술 그 자체로 봐달라는 주장을 주로 하고 인터뷰이였던 비장애인 담당자들도 “장애인이라는 라벨링이 붙여지지 않는 것이 이상적인 장애예술인들의 사회”라고 이야기 하였다. 독일 역시도 완벽하지 않다고, 한국과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여 주셔서 동료 의식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음악 활동을 주로 하는 공간에서는 상담 역시 진행하고 있었다. 심리적인 상담보다 법적인 상담이 주로 이루어지고, 같은 장애나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오면 동료상담 또한 진행한다고 하였다. 병원에서 치료받기를 꺼리던 사람이 오랜 기간 상담을 받으며 마음의 문을 열고, 병원에 가기로 했다는 사례를 들었을 때 독일 또한 한국만큼이나 동질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터뷰 담당자는 자신을 ‘아트테라피스트’라고 소개하였다. 아트테라피의 중요성에 대한 질문에는 예술을 ‘맞다’, ‘아니다’로 정의 내리지 않고, 평가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답을 해 주었다.
어렸을 때 평가받고 예술을 향한 관심이나 자신감을 전혀 키우지 못한 사람들이, 얼핏 보기에는 간단한 그림을 그리면서 예술을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좋은 도구'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 담당자가 바라는 진정한 예술세계였다.
한국에도 다양한 클라이언트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음악치료와 미술치료, 그 밖의 여러 가지 예술 프로그램들이 많아지면 좋겠고, 예술을 ‘선택된 사람, 전공한 사람만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 내리지 않으면 더 좋을 것 같았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예술의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기사원문-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news/articleView.html? idxno=215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