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카드로 대중교통 이용 대금을 결제할 때 해당 금액을 음성으로 안내할 필요가 있다. 고속도로의 톨게이트에서는 하이패스로 결제하면 이용 요금과 남은 금액을 음성으로 알려준다. 덕분에 운전자는 정면을 주시하는 중에도 오늘 결제된 요금이 얼마이며 앞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얼마인지 알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를 대중교통에도 도입하면 버스,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각장애인의 이동 편의가 개선될 것이다.

시각장애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겪는 어려움 중의 하나가 교통카드 관리다. 지난해 8월 서울시가 장애인 버스요금 지원사업을 시행하며 이동 수단으로 버스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늘어났다. 덕분에 장애인의 이동반경이 넓어졌으니, 이제는 이동에 있어서 편의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

서울 구로에 사는 지인은 집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경로당에 안마사로 출근한다. 그는 버스를 탈 때마다 활동지원사에게 현재까지 누적된 교통비가 얼마인지 묻곤 한다. 활동지원사가 없을 때는 다른 승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묻는데 그럴 때마다 머쓱하고 불편하다고 말한다. 고속도로 통행료를 하이패스로 결제할 때 활용되는 서비스가 대중교통에 도입되면 그를 비롯한 시각장애인이 이런 수고를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대중교통을 비롯한 공공 서비스를 설계할 때 장애인 이용자를 고려해야 한다. 대중교통 이용 시에 교통카드 잔액을 음성으로 안내하는 서비스가 없는 이유는 공공 서비스의 이용자를 비장애인으로 상정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 기관이 홈페이지를 개편하거나 신규 사업을 시작하며 새로 만들 때 시각장애인을 고려하지 않는 일이 잦다. 하지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인 만큼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일한 수준의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출퇴근길 대중교통 같은 일상에서부터 장애로 인한 정보 격차가 사라지길 바란다.


※기사원문-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news/articleView.html? idxno=21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