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구 안내하는 곳에 엘리베이터도 꼭 있었으면
- 유니버설 디자인이 편의점에도 갖춰지길
[더인디고=박관찬 기자]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이라고도 하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은 제품, 시설,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사람이 성별, 나이, 장애, 언어 등으로 인해 제약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계단 옆에 함께 설계된 경사로를 예로 들 수 있다. 계단 옆에 경사로가 있으면 계단을 이용하기 어려운 휠체어 이용자나 노인, 유모차 등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장애인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전히 장애인의 장애 유형과 특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도 모범사례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A 씨는 지난 5월 말 공사가 완료된 5호선 마곡역 2번출구를 정말 마음에 든다고 했다. 5호선 마곡역 2번출구 쪽과 9호선 마곡나루역을 연결하는 지하통로 공사가 완료되면서 마곡역 2번 출구도 새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 엘리베이터 이용에 너무 편리하다는 것이다.
A 씨는 “다른 지하철역에서는 특정 출구로 나가려고 안내문구에 적힌 출구 번호롤 보고 따라갔는데, 정작 엘리베이터는 다른 곳에 있어서 되돌아와야 했던 적이 있다”면서 “그런데 마곡역 2번 출구는 ‘2번 출구’를 안내하는 곳에 계단과 엘리베이터가 나란히 있어서 접근성이 너무너무 좋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A 씨는 “지하철역을 설계할 때 구조상 (엘리베이터의) 위치를 특정 출구랑 거리가 있는 곳으로 하게 될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마곡역 2번 출구처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사람도 똑같이 원하는 출구로 나올 수 있는 구조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면서 “더운 날씨에 마곡역에서 마곡나루역까지 지하통로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된 것도 좋지만, 저는 마곡역 2번 출구의 컨디션을 더 칭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시각장애가 있는 B 씨는 활동지원사와 함께 장을 보러 마트를 방문했다. 안으로 들어가기 전 활동지원사가 갑자기 “점자가 있다”면서 B 씨에게 점자가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거기엔 매장 배치도가 한글과 점자로 함께 표기되어 있었다.
B 씨는 “요즘 고속도로 휴게소나 대형 백화점을 방문하면 종종 이런 점자 안내도를 접할 수 있어서 좋다”면서 “윷놀이를 할 때 저는 시각장애인이라서 판을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하듯이 점자로 된 안내도를 보면 장을 볼 때 어느 방향으로 이동해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이동할 수 있다”고 점자 안내도의 장점을 소개했다.
B 씨는 또 “이런 점자 안내도가 비교적 큰 규모의 장소에만 주로 배치된 걸로 아는데, 편의점이나 다이소처럼 일상에서 자주 방문하고 이용하게 되는 장소에도 이런 점자 안내도가 있으면 좋겠다”면서 “그럼 점자를 읽는 시각장애인이 주체적으로 자립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과정에서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람들이 매장 입구에서 목적지를 잘 확인할 수 있도록 배치된 안내도에 점자 표기가 함께 있으면 시각장애인도 편하고, 점자를 읽지 못하는 사람들도 점자 안내도의 중요성을 인지할 수 있다. 이렇게 어떤 디자인을 하더라도 엘리베이터와 점자 안내도처럼 꼭 장애인의 접근성을 고려하여 이 지역사회가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으로 가득해야 할 것이다.
※기사원문-더인디고(https://theindigo.co.kr/archives/631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