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젤리피쉬 포스터.ⓒ모두예술극장

요즘 충정로 모두예술극장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 3월18일부터 시작된 연극 <젤리피쉬>를 관람하기 위해서이다. 장애인공연의 가장 큰 아픔이었던 관객의 외면이란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고 있는 듯 하다.

<젤리피쉬>의 원작자인 영국 극작가 벤 웨더릴은 ‘이 작품은 특정한 누군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모두는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다’고 하였듯이 장애인이 등장한다고 장애인만의 이야기는 아님을 분명히 해주고 있다.

2018년 영국에서 초연하여 ‘현실을 반영한 섹시 로맨틱 코미디’라는 호평을 받았고, 2023년 호주공연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웠다. <젤리피쉬>는 다운증후군 배우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었는데 우리도 주인공 배우 백지윤이 다운증후군이다.

백지윤은 13살 때부터 발레를 하여 다운증후군 소녀의 발레 도전이 언론의 화제가 됐었다. 그후 백지윤은 대학에서 발레를 전공하고 무용공연을 하면서 드라마와 영화에서 짧은 연기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연극 무대에서 주인공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백지윤 배우는 긴 대사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마치 주인공 켈리가 자신인양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하는 것을 보고 연기자는 타고 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품도 좋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 연출은 대단하고 극장도 모든 관객에게 서비스를 할 준비가 되어있지만 <젤리피쉬>를 성공시킨 것은 역시 관객이다. 그런데 어떻게 관객이 들기 시작했을까? 바로 바이럴 마케팅이다. 한 크리에이터가 <젤리피쉬>를 보고 짧은 영상을 올리면서 관람 소감을 말한 것이 계기가 되어 연극 <젤리피쉬> 홍보영상 조회수가 쭉쭉 올라가면서 확장성에 가속도가 붙은 것이다.

앞으로 장애인예술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관객들이 스스로 크리에이터가 되어 자신의 SNS를 통해 자발적인 바이럴 마케팅을 해준다면 장애인예술은 대중성을 확보하면서 속도감있게 발전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젤리피쉬>는 4월 13일에 끝나지만 연장공연, 순회공연, 해외공연으로 우리나라의 장애인예술의 대표 콘텐츠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기사원문-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news/articleView.html? idxno=22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