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그려진 GPS 아이콘. ⓒPixabay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그려진 GPS 아이콘. ⓒPixabay

휴대폰은 단순한 전화 통화와 메시지들을 주고받기만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 가지 정보 검색뿐 아니라 듣고 영화 보고 문서 작성까지 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휴대폰은 한 손으로 가지고 다니는 초소형 컴퓨터라고도 할 수 있다.

휴대폰으로 이러한 일들을 할 수 있는 것은 유심이 있기 때문이다. 유심은 컴퓨터의 CPU와 같이 컴퓨터의 모든 정보들이 들어 있는 전자칩이다. 유심이 고장 나면 휴대폰은 그야말로 쇳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

유심이 고장 나면 사람들은 가까운 휴대폰 대리점에 가서 바꾼다. 그런데 필자의 친구가 휴대폰 유심이 고장 나서 가까운 KT 대리점에 가서 바꾸려고 하니까 직원에게서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 친구가 중증장애인이라서 가족들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다음번에 신분증을 가지고 오고 가족과 함께 같이 방문해달라고 하는 말도 들었다고 한다.

신분증을 가지고 와야 하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어째서 가족들의 허락이 있어야 하냐고 그 친구가 물어보자. KT 대리점 직원은 휴대폰 유심을 바꾸는데 7900원이 비용이 결제되는데 차후에 가족들의 항의가 있을까 봐서이란 답변이 직원에게서 돌아왔다.

그런 KT 대리점 직원의 답변이 더욱 이해되지 않았던 그 친구는 본의 명인의 휴대폰이고 매달 요금도 자신의 통장에서 빠져나갔는데 그래도, 가족의 허락이 있어야 하냐고 따졌지만 소용이 없었다. 할 수 없이 그 친구는 KT 대리점에서 나왔다고 한다.

물론 그 친구는 무사히 다른 KT 대리점에서 휴대폰 유심을 교체했지만 필자는 그 친구가 중증장애인이 아니었으면 겪지 않았을 일을 겪었다고 생각한다. 비장애인들이 휴대폰 유심을 바꿀 때 어떤 휴대폰 대리점에서도 비용을 결제해야 한다는 이유로 가족의 허락을 요구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증장애인인 필자의 친구가 휴대폰 유심을 바꾸려고 할 때 비용이 결제해야 한다는 이유로 첫 번째 KT 대리점에서 가족의 허락을 요구했다. 이것은 우리나 3대 이동통신 회사 한 곳인 KT의 일부 대리점들에서 여전히 중증장애인 고객과 비장애인 고객을 다르게 보는 차별적인 시선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친구 이야기를 듣고 필자는 몹시 씁쓸하다.

*이 글은 전주에 사는 장애인 활동가 강민호 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기사원문-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news/articleView.html? idxno=224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