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이야기는 결코 사소한 의견이나 개인적 감정이 아니다. 특히 장애학생의 말은 그 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가 어떤 구조에서 작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이다. 실제 학교에서는 많은 장애 학생들이 “사실 안 괜찮아요”라고 목소리를 낼 기회를 갖지 못한 채 교실 환경 속에서 다양한 어려움과 마주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의사소통이 느린 장애 학생 A는 수업 중 교사가 빠르게 설명을 넘길 때마다 내용을 따라가지 못했다. 그러나 뒤에서 손을 들고 설명을 요청하는 순간, 주변 친구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교사는 학생이 조용히 있는 모습을 보고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질문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수업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 잘 따라가기 어려워요”라는 말은 단순한 고백이 아니라, 학생이 배움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구조적 신호이다.

시각 처리가 느린 장애 학생 B는 매번 공지사항을 놓쳤다. 교실 앞 모니터에 올라오는 안내글은 너무 빨리 사라졌고, 칠판 글씨는 작아서 읽기 어려웠다. 하지만 매번 선생님에게 다시 물어보는 것이 미안하고 부담되어 결국 혼자 추측하며 행동했다. 과제를 잘못 제출하거나 시간을 착각하는 일이 반복되었고, 교사들은 “조금 더 주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문제는 주의가 아니라 정보 접근성의 부족이었다. B가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말은 너무 단순했다. “선생님, 저는 사실 잘 안 보여요.” 이 말은 정보 접근이 학생의 책임이 아니라 학교의 책임임을 드러내는 중요한 지표이다.

자폐성 장애가 있는 학생 C는 감각 과부하로 인해 급식실의 소음과 복도의 혼잡한 분위기를 힘겨워했다. 그러나 아무도 그 이유를 정확히 묻지 않았고, 학생은 매번 점심시간이 되면 교실 뒤편에서 도시락을 먹었다. 교사들은 “혼자 먹는 게 편한 학생”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학생은 소리와 시선이 민감하게 느껴져 공동 공간에 들어가지 못했던 것이다. 만약 그 학생이 “사실 그 공간은 편하지 않아요” 라고 말할 수 있었다면, 학교는 환경 조정을 통해 학생이 안전하게 공동체 안에서 생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청각 정보 접근이 어려운 장애 학생 D는 교사가 교탁을 벗어나 말할 때 입모양이 보이지 않아 설명을 자주 놓쳤다. 친구들의 반응도, 교사의 강조도 정확히 들리지 않아 매번 문맥을 추측했지만, “선생님, 잘 안 들려요”라고 말하는 것은 수업을 방해할까봐 말하지 않았다. 과제 공지도 마찬가지였다. 말로만 안내하면 잡음에 묻혀 일부만 들렸고, 결국 제출 기한을 놓치는 일이 반복되었다. 교사들은 “집중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지만, 문제는 집중이 아니라 청각 정보를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하지 않는 교실 구조였다.

이처럼 장애학생이 겪는 ‘안 괜찮음’은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니라, 학교 구조와 운영 방식의 문제를 정확하게 비추는 거울이다. 그것은 교육 환경이 접근 가능하지 않다는 신호이자, 관계 속에서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는 표현이다. 그리고 장애 학생에게 맞는 배움의 방법이 제공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지표이다.

따라서 우리는 학생이 어떤 말을 했는지뿐 아니라, 왜 그 말을 해야만 했는지, 왜 그동안 말하지 못했는지, 무엇이 학생의 목소리를 막고 있었는지를 질문해야 한다. 학생의 이야기는 교육의 방향을 가리키는 가장 정직한 나침반이다. 그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을 무시하는 순간, 학교는 포용을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학생을 배움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공간이 된다.

장애 학생의 이야기ㅡ“사실 안 괜찮아요”. 라는 그 말에 우리는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더 적극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학생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학교, 학생의 몸과 마음에 맞춰 구조를 새롭게 설계하는 학교, 그리고 학생의 경험을 교육정책의 출발점으로 삼는 학교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장애학생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변화이다.


※기사원문-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news/articleView.html? idxno=226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