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자립을 위한 작은 한걸음 소통
[경남도민일보] 지난 1년 장애인 관련 의제 다시 봤더니
정류소 쉼터도 휠체어 들어갈 수 없어
장애인 취업시장은 지난해보다 활발
특수학교 교사 수급은 여전히 부족해
"장애 학생도 '우리 학생'이라 생각해주세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지난 한해 <경남도민일보>가 의미 있게 다룬 장애인 관련 의제를 짚습니다. 크게 이동권, 일자리, 교육이 언급됐습니다. 장애인들 바람은 비장애인이 누리는 일상을 차별 없이 누리는 것입니다. 지역사회는 이 바람에 어떻게 호응했을까요.
◇이동도, 이동권도 갈 길이 멀다 = <경남도민일보>는 지난해 4월 ‘이동이 투쟁이 된 사람들’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저상버스와 장애인 콜택시, 지방자치단체 관련 행정 등을 짚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장애인 이동권은 더 나아졌을까요. 나아졌다고 답하기 어렵겠습니다. 진해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자립지원사업팀에서 일하는 최아름 선생님 얘기를 정리했습니다.
여전히 저상버스는 부족합니다. 배차도 길어 한 대를 놓치면 30분 넘게 기다려야 합니다. 정류소에서 기다리는 휠체어를 보고도 그냥 지나치는 버스도 여럿입니다. 운 좋게 버스가 서도 보도에서 버스로 이동하기도 어렵습니다.
들쑥날쑥한 보도블록은 전동휠체어가 움직이기에 좋은 환경이 아닙니다. 건널목에서 인도로 진입할 때도 비장애인이 한걸음에 넘을 수 있는 턱은 장애인에게 벽이 되기도 합니다.
정류소 쉼터도 비장애인이 누리는 특권인 것 아시나요? 의자와 지붕이 있어 햇볕이나 비를 피하는 공간 말입니다. 그곳은 휠체어가 들어가기 매우 어렵습니다. 장애인은 따가운 볕이나 비를 쉼터에서 한두 걸음 떨어져서 견뎌야 합니다.
그나마 콜택시는 버스보다 희망적입니다. 장애인 콜택시 ‘장콜’은 여전히 대기 시간이 길지만 지난해 경상남도에서 확대 도입한 ‘바우처 택시’는 이용이 편하다는 평이 나옵니다. 바우처 택시는 평소 일반 택시 영업을 하다가 교통 약자가 차량 배차를 요구하면 일반 택시 요금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택시입니다. 다만 바우처 택시는 휠체어 이용을 하지 않는 장애인만 지원 대상입니다.

◇취업 기회 폭은 조금 넓어졌지만… = 노동은 자립과 직결되는 권리입니다. 장애인 노동권 보장이 늘 중요한 의제로 언급되는 이유입니다. <경남도민일보>는 올해 1월 장애인 일자리 문제를 짚었습니다. 일자리는커녕 현장실습조차 못하는 현실을 언급하며 장애인 고용을 꺼리는 지역사회 분위기를 지적했습니다.
올해는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현장 분위기가 활기차다고 합니다. 코로나가 주춤하고 기업들도 현장 실습 기회 제공에 더 후한 분위기라고 합니다.
김미남 창원교육지원청 스페셜코디네이터는 창원 내 기관·기업들이 장애인 현장 실습 요청에 협조적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일자리가 다양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비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곳도 늘고 현장 실습 기회도 많아져 관련 사업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주요 관광지에 배치하는 환경미화원은 기술 장벽이 낮고 노동 시간도 길지 않아 고용자도 고용인도 선호한다고 합니다. 문화재단 등에서 대기실을 정리하는 업무도 코로나로 잠시 길이 막혔는데 이 일도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문제는 역시 급여입니다. 일반사업체에 취직하면 비장애인 수준으로 급여를 받지만 보호고용 취직을 하면 직업이라기보다 훈련에 가까워 급여가 용돈 수준이라고 합니다. 급여는 아쉽지만 일터에 출퇴근하며 얻을 수 있는 활력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합니다.
◇여전히 부족한 특수교육 인력 = <경남도민일보>는 지난해 6월 장애 전문 어린이집에서 실종된 장애 아동이 사망한 채 발견된 사고를 전하며 교육 문제를 짚었습니다.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을 보면 만 3~5세 장애 아동이 4명 이상일 때부터 특수교사를 배치해야 한다고 합니다. 또 장애 영유아를 위한 보육교사 2명당 1명이 특수교사여야 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정도로 충분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올해 현장 특수교육 인력 상황은 어떨까요. 김지희 경남교육청 특수교육지원팀 담당자는 “특수교육 지원 인력은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특수교육 지원 인력 증원을 체감할까요?
박미승 김해은혜학교 교사는 “특수학교에 교사 수급이 되긴 했지만 일반교사보다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총 교원 중 교과별로 나눠 교사를 배치하는 체계 때문에 다른 교과에 앞서서 특수 교사를 더 늘려달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또 특수학교는 대부분 과밀학급입니다.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 인원은 점점 줄고, 특수학교 인원은 늘어나는데 교실은 비좁습니다. 감정 조절에 능숙하지 않은 학생을 다른 학생들과 잠시 떨어져 있게 하고 싶어도 교실이 좁아 어렵다고 합니다.
박미승 교사는 일반학교 교사들에게 장애 학생을 ‘우리 학생’이라 받아들여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장애 학생은 특수학급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우리 학생이 아닌 특수 학급 아이’라고 생각하는 일이 많아요. 그럴 때마다 마음이 안 좋지요. 특수 학급 학생도 ‘우리 학생’으로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장애인들이 경남도에 전달한 요구안 =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는 지난 19일 장애인 정책 요구안을 경남도에 전달했습니다.
요구안은 △저상버스 도입 확대 △장애인도우미지원사업 및 양육서비스 확대 △김해 장애인평생교육 1개소 추가 신설 △장애인 주거지원 확대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확대 같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협의회는 장애인 콜택시 대기시간이 평균 1시간, 최대 2~3시간인 점도 지적합니다. 이를 근거로 특별교통수단 차량 1대당 운행시간을 18시간까지 보장하여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저상버스 관련 요구안도 보겠습니다. 경남은 저상버스 도입률이 2022년 12월 기준 25%라고 합니다. 장애인 이외에도 고령자와 어린이, 영유아 동반자와 같은 교통 약자에게 저상버스는 큰 도움이 되는데 말입니다. 협의회 요구는 저상버스 예외 노선에 대한 대안 마련입니다.
/안다현 기자
자료출처 : 경남도민일보 기사원문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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